뉴스데스크정동훈

'100미터 10초 복귀' 명령에 아수라장‥공군 꽁 머니 바카라 수백 명 넘어져

입력 | 2023-04-03 20:25   수정 | 2023-04-03 21:41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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◀ 앵커 ▶

공군 신병 훈련소에서 꽁 머니 바카라 수백 명이 한꺼번에 좁은 계단을 뛰어가다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.

일부 꽁 머니 바카라들은 병원 치료까지 받아야 했는데요.

한 간부가 군기를 잡겠다면서 무리한 명령을 내리면서 생긴 일이었습니다.

정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

◀ 리포트 ▶

경남 진주에 있는 공군교육사령부 연병장.

지난달 1일 꽁 머니 바카라 1천400명을 대상으로 유격훈련 시범 교육이 실시되고 있었습니다.

그런데 갑자기 한 소대장이 한 중대 소속 훈련병 380여 명에게 ″숙소인 생활관으로 10초 안에 헤쳐모여″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.

동료 병사의 유격 동작을 보면서 웃는 등 군기가 흐트러졌다는 이유였습니다.

연병장에서 생활관까지 거리는 100미터.

10초 안에 복귀에 실패한 꽁 머니 바카라들이 얼차려를 받자 뒤를 이어 지시를 받은 다른 꽁 머니 바카라들의 전력질주가 시작됐습니다.

하지만 생활관으로 올라가는 좁은 계단에 꽁 머니 바카라 수백 명이 몰리면서 서로 부딪히고 넘어지고 뒤엉키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.

사고는 보름 뒤 훈련을 마친 병사들이 휴가를 나와 관련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면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.

당시 훈련병이었다는 한 작성자는 ″이태원을 방불케 하는 생존의 사투가 벌어졌다″면서 ″뒤에선 밀고 앞에선 비명에 밀지 말라고 했다″고 상황을 전했습니다.

이 과정에서 한 꽁 머니 바카라은 어깨가 탈골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.

공군은 코피를 흘리고 치아가 손상되거나, 어깨와 무릎을 다친 7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.

[박찬구/전 국방부 군복무정책심의위원(서울대 명예교수)]
″무리한 명령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. 군기를 잡는 것도 상황에 걸맞게 또 안전을 담보한 상태에서 해야죠.″

소대장은 사고 다음날 ″훈련병들의 태도가 불량해 기강을 세우려고 한 건데 잘못된 명령을 내린 것 같다″며 전체 훈련병들 앞에서 사과했습니다.

소대장을 최근 훈육업무에서 제외한 공군은 ″향후 안전에 유의한 훈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″고 밝혔습니다.

MBC뉴스 정동훈입니다.

영상취재 : 이주영 / 영상편집 : 박병근 / 3D그래픽 : 정현기